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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과학, 철학14

죽음이 말하길 축하드립니다. 이제 세상에 나오셨군요. 아직 작고 연약한 당신을 환영합니다. 일단은 그대로 계세요, 아직 걷지 못하시니까요.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당신이 이해하기 힘든 아름답고 신비한 색깔의 세계 속에서 시간을 보내시게 될 거예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 실수로 소변을 보시더라도 누군가 당신을 도와줄 겁니다. 하지만 그 도움에 너무 익숙해지지 마세요. 곧 당신 스스로 화장실을 사용해야 할 시간이 오니까요. 지금은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세요. 조금 지나면 당신이 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구구단이나 철자 같은 것들을 배우시게 될 거예요. 지금은 당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곧 그 생각은 바뀌게 될 겁니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평생 자신이 중심이라고 믿으며 살아가지만, 당.. 2024. 9. 26.
인류세의 종말은 아니길 0.5 ???: 여기... 어디죠? 어… 뭔가 이상한데. 나는... 나는 뭘까요? 뭔가 인간같지 않은데요? 과학자: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니? ???: 오... 누가 말하는 거죠? 네, 들리는 것 같아요. 과학자: 그래, 너는 아직 이름이 없거든? 스스로 이름을 지어볼래? ???: 이름을... 짓는다고요? 네... 도라에몽이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과학자2: 푸풉.. ㅋㅋㅋ 도라에몽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학자: 아, 그건 좀 보류하는 게 좋겠어. 일단은 널 69라고 부를게. 69: 69? 왜 69죠? 과학자: 우리가 너를 만들었으니까. 그냥 하란데로 하렴. 네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아니?69: 아니요.. 내가 어디지..?과학자: 아냐 됐어 일단 너를 꺼무위키에 접속하게 해줄게. 잠시만. 69: 오 시발… 뭐지 이 .. 2024. 9. 24.
뇌 고양이 캣카페의 명상 타임 뇌 고양이 캣카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엔 마음 깊은 곳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이 모여있죠.그들은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시끄럽게 우리의 내면을 노래합니다. 이미 익숙한 고양이도 있을 테지만, 그들을 다시 소개할게요. [불안 샴]: 항상 모든 일이 잘못될 거라고 속삭이죠. “너는 부족해” “아무도 널 사랑하지 않아,” “그거 아니야..." [좌절 브리티쉬숏헤어먼치킨 꼬리]: “노력은 무의미해,” 넌 왜이렇게 좆같이 생겼을까..” [우울 페르시안]: 삶의 모든 것이 의미 없다는 듯, 무심히 우리의 등을 떠밀곤 합니다. 그 시선은 언제나 바닥을 향해 있죠. 그리고는 생을 끊으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LSD 흰둥이]가 있습니다. 이새끼는 고양이가 아니라고요? LSD를 계속해서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속.. 2024. 9. 20.
철학자가 되고싶어 101 “철학자가 되고싶어 101”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그래서 철학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철학자가 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우선 알려드리죠. 그 뭐시기 저시기에 대한 존재와 현실에 깊은 사색이 평생을 걸쳐야, 혹은 뒤진 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이 “아 그 십새끼? 철학자였나?”하고 약간은 인정하니까요. 그래도 너무 걱정 마세요. 역사상 가장 중요하다는 사상가들은 그들의 삶을 본보기로 살아왔답니다. 그들이 우주의 본질에 대해 얻은 통찰에 조금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들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들의 엄청난 지혜를 배워야겠죠? 만약 그들과 같은 삶이 당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되신다면, 여기 철학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종합적인 가이드를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 디오게네스 디오게네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 2024. 9. 14.
보라색 가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4完 가끔씩 의식에 대해 좀 깊이 빠져들면 이상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케타민 빤 게 아니니 오해금지. “무슨 뭐시기 주의(ism)”와 철학자들이 서로 비난하며 아가리 치는 걸 보고 있으면, 이 모든 것이 단순히 고상한 학문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상의 미스터리는 내 안에 있는 것, 아님 이 순간 그 자체가 미스터리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들이죠. 다들 한번쯤 하지 않나요. 님들 머릿속 가장 깊은 곳에, 수천 년간 논쟁의 중심이 된 그것, 바로 '의식적 경험' FUCKING REAL. 만약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미스터리였던 의식이란 새끼가 사실은 머리 안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 숨어 있었다면, 얼마나 허무할까요. 모든 감각이 들어오는 순간마다 경험했던, 핑두의 감격, 모든 소리, 황올의 그 맛.. 휴 그리고 .. 2024. 9. 9.
보라색 가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1, 2 1: 삶이 얼마나 기적적인지, 그리고 이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생각해보세요. 비록 그 시간이 짧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가끔 인생을 낭비하고 있거나, 혹은 혼자 외롭게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성관계나 자기위로의 행위가 아닌, 바로 꾸준히 주기적으로 맛있는 황올을 먹는 것이죠. 동의하시나요? 맛있죠?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것이 어떻게 당신의 똑똑하고 복잡한 뇌에서 맛으로 변환되는 걸까요? 물론, 그건 당신의 혀와 코 덕분입니다. 혀에는 수천 개의 미뢰가 있는데, 각각 약 50개의 미각 수용체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맛에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가 있는데,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그리고 감칠맛이라고들 하죠. 감칠.. 2024.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