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 침묵에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편지를 쓰는 일이 익숙하지 않거든요. 특히 이런 중요한 편지는 더더욱 그렇죠. 저는 늘 말이 서툴렀지만, 당신은 언제나 필요한 말들을 제때에, 부드럽게 건네주곤 했죠. 그래서인지 이번 편지도 잘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요. 비록 제 글이 서툴더라도, 이 말만큼은 전해야겠어요. 미안해요, 침묵이여. 당신을 떠나려 해요.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오히려 당신에게서 큰 위안을 받았고, 오랜 시간을 함께했는데 말이에요. 하지만 마음 한편에선 이 결정이 옳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 저를 이해해주길 바래요. 그동안 어떻게 이 결심에 이르게 되었는지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몇 달간, 저는 제 안을 깊이 들여다보며 무엇이.. 2024. 11. 7. 에스토니아 탈린 짤곧내 예쁘니까 꼭 가보쇼 2024. 10. 15. 자살 올림픽 프롤로그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바로 '죽음'이라는 개념입니다. 매년 약 5천 5백만 명이 죽는데, 감이 잘 안오죠? 쉽게 비교하자면 매년 미얀마 전체 인구 혹은 스타 디스트로이어 200대 혹은 나뭇잎 마을 688개가 터져서 죽는다고 생각하면 되요. 그리고 일단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축하합니다. 님은 자살 올림픽의 참가자가 되었으니까요 (짝짝짝). 자살 올림픽의 규칙은 아주 간단해요. 1등은 독특한 방식으로 자살 혹은 죽은 한 사람에게 돌아가죠. 그리고 노무현씨께서 상금 100억원을 우승자에게 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물론 이겼다는 것은 디졌다는 거니까, 돈은 님이 직접 받는 게 아닙니다. 가족이나 애인이 받겠죠? 그러니 잠깐 가족을 신경 쓰는 척해 보자고요. 그대신 룰이 있습니다. 죽음은 무적권 사고.. 2024. 10. 13. 헬싱키 스냅 3 그냥 그렇게 삽니다. 적막함, 고요함, 절망감, 우울함, 쓸쓸함도 그리울 겁니다. 2024. 10. 11. 헬싱키 스냅 2 1. 매일 트램을 탑니다. 세상에 이게 러시아워의 혼잡함이라니. 2. 이상하게 이곳은 벤츠 E클라스 택시가 많습니다. 택시만 놓고 보면 벤츠 > 스코다 > 볼보 > 아우디 > 비머인 기분. 3. 발트 해의 길목에 있는 호텔에 일주일 이상 묶고 있는데, 역시 호텔은 부킹닷컴 평점 8.5 이상인 곳만 가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힐턴 헬싱키 스트랜드 추천합니노. 4. 포비온 센서 일 해라. 5. 1800년대 부터 2002년까지 개새끼 씹새끼들 박아두던 교도소를 호텔로 개조한 게 있는데 인스타 갬성 사진 어쩌구 77ㅣ야~ 하는 사람이랑 같이 묶는다면, 그냥 한 번쯤은 가볼 만 합니다. 호텔 카타야노카. 2024. 10. 9. 항문国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 안녕하세요? 항문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곳이 어떤 나라인지 설명해 드릴게요. 항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도시 중 하나는 철학이라는 도시입니다. 이곳 시민은 주로 마약이나 줄담배를 빨고 논문을 쓰거나, 학회에 참석하거나, 이디야나 카페베네 같은 체인점 카페에서 알바나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죠. 농담이냐고요? ㅋㅋ 아, 들켰네. 사실 철학 시의 시민은 애초에 학회에 초대조차 안 된답니다. (웃음) 자, 이제 '무한 실업 지옥 산맥'을 서쪽으로 넘으면 물리학 시와 수학 시에 도착할 겁니다. 숫자, 정밀함, 그리고 평생 빠구리라는 금욕에 관심이 있다면 이곳의 방문을 추천해 드려요. 근교에는 들릴만한 중소도시들이 있어요. 저는 양자역학 시를 추천하지만, 그곳의 시민은 고양이를 죽이는 걸 .. 2024. 10. 7.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