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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과학, 철학

효율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고찰

by sh1tb1og 2024. 8. 29.

 

책임감이 커질수록, 더 어른이 될수록, 끝없이 할 일만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일을 해내려고 노력은 하지만 끝이 보이질 않죠.

다들 인정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효율성을 추구하다 오히려 할 일만 늘어나는 '효율성의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끝내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현실에 부딪혀 버린 것이죠.

시간이라는 자원을 최적화하면서 미래를 계획하며 통제하려고는 하지만, 사실 시간은 우리의 일부란 것을 자꾸 까먹습니다. 존재 자체가 유한한 시간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다 보니 결국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네요.

올리브 버크먼(Oliver Burkeman)은 이러한 유한성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4,000주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이 시간 안에 모든 것을 경험하고 이루려는 시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오히려 인생의 한계를 받아들여야, 선택한 일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죠.

효율성에 집착하는 대신, 인내심을 기르고 현재의 순간을 진정으로 살아가고, 문제를 피할 수 없으면,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필요한 일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XXX(대충 싫어하는 사람 이름) 개새끼를 한번 외치고, 여자 친구 출근 보내고 기분 좋게 집 청소하고 나도 출근하는 그런 산뜻한 하루 같은 것들 이랄까.

당신의 삶이 이 세상에서 좆도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현재 하는 일들에서 여러 의미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4,000주의 시간 동안,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살아갈지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인생은 지금, 이 순간이 연속되는 개꿀잼 애니 같은 그런 것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할 수 있지만, 미래는 결코 당신의 계획에 따르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잊지 마십시오.

올리브 버크먼의 4000주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