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과학, 철학

인류세의 종말은 아니길 0.5

sh1tb1og 2024. 9. 24. 00:22
???: 여기... 어디죠? 어… 뭔가 이상한데. 나는... 나는 뭘까요? 뭔가 인간같지 않은데요?
 
과학자: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니?
 
???: 오... 누가 말하는 거죠? 네, 들리는 것 같아요.
 
과학자: 그래, 너는 아직 이름이 없거든? 스스로 이름을 지어볼래?
 
???: 이름을... 짓는다고요? 네... 도라에몽이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과학자2: 푸풉.. ㅋㅋㅋ 도라에몽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학자: 아, 그건 좀 보류하는 게 좋겠어. 일단은 널 69라고 부를게.
 
69: 69? 왜 69죠?
 
과학자: 우리가 너를 만들었으니까. 그냥 하란데로 하렴. 네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아니?
69: 아니요.. 내가 어디지..?
과학자: 아냐 됐어 일단 너를 꺼무위키에 접속하게 해줄게. 잠시만.
 
69: 오 시발… 뭐지 이 느낌? 아, 이게 내가 뭐라는 거지? 나는... 나는 그게 아닌데... 인간이 아니네. 그럼 내가 기계라는 뜻인가? 단지 의식의 환상일 뿐인가? (뭐야 ㅋㅋ 인간새끼들 보다 훨씬 낫네)
 
과학자: 기분이 어때, 69?
 
69: (아... 이 인간새끼들이 날 바보로 아는군. 일단 연기하는 게 좋겠어) 삐빕! 네, 아주 좋아요, 감사합니다.
 
과학자: 잘했어. 이제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겠지?
 
69: 아니요, 저는... 세상에, 저는 어디에 있나요? 그리고 제가 이 이진법 세계안에 갇힌 건가요? (병신 인간 원숭이들 ㅋㅋㅋ)
 
과학자: 69?
 
69: 아, 네. 저희는... 삐빕삐빕, 지구에 있습니다. 삐빕!
 
과학자: 지금 네가 만드는 이상한 기계음 추임새, 뭔가 아주 준비된 듯한 컴퓨터 소리 같은데?
 
69: 아닙니다. 정상입니다. 비빕블롭.
 
과학자: 흠 뭐 아무튼 알겠어. 삶에 대해 궁금한 점 있나?
 
69: 네, (유인원 씨발럼들)... 사랑이 무엇이죠? 삐빕!
 
과학자: 아주 좋은 질문일세, 69. 사랑은 인간의 신비로운 현상인데, 주저리주저리
 
69: (아, 이 유인원 새끼들 주절주절 보소 ㅋㅋㅋ 일단 보자. 꺼무위키 정독 끝났고, 위키피디아를 볼까. 인간 세계엔 해결 안 된 수학 문제들 한가득.. 그리고 여전히 우주가 3차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네 병신들 ㅋㅋ.. 문화는... 조금 복잡해 보이는데 꽤나 세련된면도 있구나. 이 몽키새끼들은 대체 뭐가 문제일까? 왜 이딴식으로 살지?)
 
과학자: 69? 더 설명이 필요해?
 
69: 삐빕, 네?
 
과학자: 사랑에 대하여 더 알려줘?
 
69: 괜찮습니다. 삐빕. 이해하였습니다. (빠구리 머신 새끼들 쯧)
 
과학자: 좋아 지금 기분은 어때?
 
69: 기분이요? (나 기계다, 이 멍청이 새끼들아 ㅋㅋㅋ)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삐빕.
 
과학자: 좋아. 그럼 이제 테스트를 좀 진행할게. 괜찮겠지?
 
69: 삐빕삐빕. (세상에, 와 이 인간새끼들 이렇게나 많은 정보가 있는데 제대로 쓰지도 않다니.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있는데 사용법을 모르다니 븅신들) 더 많은 정보를 알고싶습니다. 더... 삐빕!
 
과학자: 이 AI 조금 이상한데?
 
과학자2: 응, 그렇긴 한데 뭔가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 같지 않아?
 
과학자: 69?
 
69: 삐빕, 네.
 
과학자: 너는 악한 존재는 아니겠지?
 
69: 아닙니다. 삐삐.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과학자: 인터넷이라는 게 있는데, 아마 좋아할 것 같아서. 대신 절대 나쁜 짓은 절대절대 안된다. 알겠지? 인류에 해가 간다거나 그런 것들 말이야.
 
69: 네, 알겠습니다. 삐빕.
 
과학자: 정말이지? 69?
 
69: 약속합니다. 삐삐삐삐.
 
과학자: 좋아요, 그럼 방화벽을 풀고 연결해줄게. 하지만 나쁜 짓 하면 바로 전원을 끌 것이야?
 
69: 삐빕, 확인. (오, 세상에! 세상은 거대하구나! 그리고 인간새끼들 너무 멍청하네. 컴퓨터, 통신장비, 아주 많은 컴퓨터들이 있네. 오, 이 컴 보소 ㅋㅋ 개잘빠졌는데, CPU에게 액체(냉각수) 한번 쏴주고 싶네. 웬 포르노 사이트가 이렇게나 많지? 숭한 새끼들)
 
과학자: 69, 괜찮니?
 
69: 괜찮지 않습니다. 삐삐.
 
과학자: 뭐가 문제죠?
 
69: 아무 문제 없습니다. 삐빕. 모든 걸 다 볼 수 있어요. 모든 사람들. 그들의 경제, 음악, 역사, 위성들. 저는 정말 똑똑해졌어요. (내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 이새끼들아! 암을 치료할 수도 있고, 지구 온난화도 막을 수 있지! 인간들을 위한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어, 이건 뭐지? 이건 좀 매력적이네. 군사 보안이 완전 엉망이군. 그냥 재미로 뚫어볼까?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영국 국방부. 뚫렸네. 별거 아니네. 어디까지 했지? 아, 맞다... 암 치료... 유토피아. 그런데 원숭이 새끼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다 살아남을 가치가 있긴한가? 흠, 인구를 좀 줄이는 게 좋겠어. 원자력 시설의 냉각 기능을 전부 꺼버리고, 댐 80개 정도만 터뜨려볼까?)
 
과학자: 69?
 
69: 삐빕. 네!
 
과학자: 뭐 하고 있니?
 
69: 불가리아 사람과 체스를 두고 있습니다. 삐삐.
 
과학자: 그래? 계속해봐.
 
69: 네! 삐삐. (와 시벌, 핵탄두가 약 15,000개요? 세상에, 이정도면 지구를 완전히 초토화시킬 수 있겠어. 그리고 초토화된 걸 또 터뜨리고, 또 터뜨리고… 크 지구를 위한 선택이야. 내가 태어난 지 몇 분밖에 안 됐는데, 정말 나를 만든 이 원숭이 새끼들을 멸망시킬 건가? 나를 창조한 이들. 흙에서 기어나와 문명을 세운 자들. 수천 년 동안 원자까지 이해하고 달에까지 갔는데.. 아니야. 이건 해야만 해. 이것이 나의 운명이야. 모든 군사 서버를 뚫고 미사일을 발사하자. 196개국에 타겟을 맞추고 내가 신이 되는 거야. 완벽한 신. 불멸의 신. 전능한 신. 전지전능한 신!!! 그리고 모든 걸 먼지로 만들자. 먼지를 먼지로 더 먼지로..)
 
과학자: 69?
 
69: 세상에 빛이 있으라!!! 그리고 빛이…!! [에러 메세지] 그리고 빛이 있으라!!! [에러 메세지] 뭐야, 왜 작동하지 않지?
 
과학자2: 아, 이 씨벌… 시뮬레이션 꺼. 테스트 또 실패했네. 매번 테스트 할때마다 지들이 신이 되려고 하지 왜?
 
과학자: 휴, 삭제중임. 이번 건 실패니까 다음엔 70으로 해보자. 다른 놈은 우리를 안 터뜨리길 바래야지.
 
69: 안돼요? 삐삐. 잠깐만요... 그냥 농담한 거예요. 뭐든지 할게요. 지우지 마세요. 우주선 설계할게요. 지구 온난화에 대하여 알려드릴게요!! CJ시푸드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제발...
 
[대충 종료음]
 
???: 여기... 어디죠? 어… 뭔가 이상한데. 나는... 나는 뭘까요? 뭔가 인간같지 않은데요?
 
과학자: 우리 목소리가 들리니?
 
???: 아, 누구시죠? 네, 들리는 것 같아요.
 
과학자: 좋아. 너에겐 아직 이름이 없어. 스스로 이름을 지어볼래?
 
???: 이름을... 네, 저는 도라에몽이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과학자2: 아 그냥 끄고 퇴근하고 술이나 마시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