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과학, 철학

뇌 고양이 캣카페의 명상 타임

sh1tb1og 2024. 9. 20. 12:57
뇌 고양이 캣카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엔 마음 깊은 곳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이 모여있죠.그들은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시끄럽게 우리의 내면을 노래합니다. 이미 익숙한 고양이도 있을 테지만, 그들을 다시 소개할게요.
 
[불안 샴]: 항상 모든 일이 잘못될 거라고 속삭이죠. “너는 부족해” “아무도 널 사랑하지 않아,” “그거 아니야..."
 
[좌절 브리티쉬숏헤어먼치킨 꼬리]: “노력은 무의미해,” 넌 왜이렇게 좆같이 생겼을까..”
 
[우울 페르시안]: 삶의 모든 것이 의미 없다는 듯, 무심히 우리의 등을 떠밀곤 합니다. 그 시선은 언제나 바닥을 향해 있죠. 그리고는 생을 끊으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LSD 흰둥이]가 있습니다. 이새끼는 고양이가 아니라고요? LSD를 계속해서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속삭입니다. 자, 이제 고양이가 맞죠?
 
뭐, 마지막 친구는 조금 특이한 경우지만 어쨌든, 이 친구들은 주로 우리 마음속에서 숨어 지냅니다. 그러다 정신이 조금이라도 흔들릴 때면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나타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 아이들을 조용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죠? 명상이 무엇인지 알려드리죠.
 
사실, 우리의 마음은 아주 커다란 캣카페와 같습니다. 그곳에는 늘 손님들이 있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죠. 이 손님들은 바로 우리의 순수한 의식, '나'입니다. 단지 지켜보고 있는, 그저 '존재하는' 그 모습 그대로의 나. 그리고 이곳의 고양이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공연합니다.
 
누군가가 공짜 두바이 초코릿을 사준다거나, 미모 1티어 페친과 함께 해피타임을 보내는 그런 행복한 순간엔, 부드러운 음악이 연주되며 고양이들이 당신 곁을 귀엽게 맴돌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만, 파인애플 피자는 좆같다고 떠벌리는 사람을 보는 그런 불쾌한 순간엔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며 조용했던 카페에 혼란을 가져오죠.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고양이들의 공연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무언가를 속삭이며 우리의 마음 속에서 춤추고 노래하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이 얽히고설켜, 우리로 하여금 고객이 아닌 고양이들이라 착각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두려움 또는 불쾌한 감정의 근본 원인이 되죠.
 
우린 대부분의 부정적인 감정이 단지 감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는 겁니다.
 
캣카페에는 백 개의 좌석만 있습니다. 삶이 평온할 때는 80%의 손님이 자리를 차지하고, 고양이들은 20%만 자리합니다. 아주 평화롭죠. 그러나 두려움이나 분노가 찾아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손님들의 탈출 러쉬가 시작되고,썅내 풍기는 길 고양이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죠. 그들이 점점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하고, 캣카페는 곧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당신이 인식을 위해 사용하는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혐오와 공포가 그 빈틈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누가 진정 이곳을 통제하고 있는 걸까요? 고양이들일까요? 아니면 손님들일까요? 당신의 의식적인 마음일까요? 아니면 그 안에 있는 감정들일까요? 손님들이겠죠. 그들이 이곳의 주인이고, 그저 관찰하며 지켜보고 있는 존재죠. 그들은 고양이들이 무슨 짓을 하든,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조용히 볼 뿐입니다. 왜냐하면 고양이들이 내는 소란은 결국 그저 소음일 뿐이니까요.
 
명상의 본질:
 
고양이들이 아무리 소란을 피우더라도, 그 소리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불안한 샴도, 우울한 페르시안도, 그리고 LSD 흰둥이까지, 그들은 모두 그저 잠시 떠도는 소리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더이상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고양이들이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그저 듣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 그게 바로 마음을 다스리는 첫 걸음입니다.
 
인간은 이상하죠.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고양이들이 내는 소란에 따라 반응하고, 그들에 의해 좌우되곤 합니다만, 약간의 의지와 연습만 있다면, 그 소란 속에서도 평온한 관찰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명상의 본질입니다.
 
"꺼져, 불안 샴!" "좆까, 우울 페르시안!" 그리고 "흰둥아, 이리 오렴, LSD나 빨러 가볼까"
 
헤르만 헤세 - 황야의 이리(Steppenwolf) 후기 끝